논문 작성하기
먼저 과학 분야 연구논문의 전반적인 구조를 보죠. 이는 1665년 영국에서 Philosophical Transactions 첫 번째 호가 나왔을 때부터 수년에 걸쳐 개발된 일련의 규칙을 따릅니다. 공통의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Abstract, Introduction, Materials and Methods, Results and Discussion. 여기에는 Methods section이 맨 뒤로 간다든지 Results와 Discussion section이 합쳐지고 맨 뒤에 Conclusion section으로 마무리하는 약간의 변형된 구조들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각각의 부분에 대해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 간단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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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과(Results)
가장 먼저 내 연구 결과의 그림과 표들을 “이야기”에 맞게 정렬하면서, 전체 논문의 뼈대를 완성하고 단락을 구성합니다.
논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Abstract이지만 사실 이는 가장 나중에 작성되어 집니다. 가장 먼저 작성되는 것은 Results 부분입니다. Results 부분은 전체 논문의 내용과 구조를 지배하기 때문에 작성 과정에서 이야기의 요점에 대해 가능한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논문을 작성하기 전 먼저 내 연구결과의 그림들과 표들을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맞게 정렬하고 각 figure의 내용(figure legend)과 표의 제목(table title)을 작성합니다.
그 후 “이야기”의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고 빠진 부분이 있다면 실험을 통해 채우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작업은 실험을 끝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중간에 체크를 하면서 진행합니다.
이렇게 뼈대를 완성하고 나면 이를 토대로 논리적인 순으로 각 단락을 구성하고, 그 안에 문장을 작성합니다. 문장을 작성할 때에는 figure legend와 table title에 사용된 단어를 반복하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결과부분의 텍스트를 작성할 때는 1)중요 발견 내용을 작성하고 2) 이에 대응하는 그림 또는 표를 적시하고 3)그 결과에 대한 코멘트(토의가 아닌)를 작성합니다.
1)과 2)의 예를 들면:
Examples of combined highlight + location styles
Measurements of root length density (Figure 3) revealed that the majority of roots of both cultivars were found in the upper substrate layers.
결과부분을 작성할 때 동사의 사용도 중요합니다. 문장이 ‘완료된 연구’ 또는 ‘수행하고 발견한 것’에 초점을 맞출 때 과거 시제(능동태 또는 수동태)가 사용됩니다. 현재시제가 사용될 때는 1) “항상 사실”인 상황을 설명할 때 2) 문장이 ‘항상 거기에 있는 문서의 한 곳’에 초점을 맞출 때입니다.
2)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The effect of urea concentration on the fed leaf and shoot growth in subterranean clover is summarized in Table 1.
또한 문장을 작성할 때 (이는 논문의 모든 부분에 적용됩니다.) 가장 피해야할 것은 반복된 단어의 사용입니다. 반복된 단어의 사용은 글을 굉장히 지루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자주 사용되는 Increased (증가되다) 등의 반복 사용입니다. Increased를 반복해서 사용하기 보다는 비슷한 amplified, elevated 등의 단어를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Language Focus: 결과부분 작성 시 동사의 시제에 유의해야 하며, 동일한 단어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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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법(Methods)
이 부분은 실험을 수행한 방법과 사용된 재료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관련 분야의 연구논문을 참조하고 또한 평소 연구노트에서 실험 방법들을 충실히 작성하였다면 쉽게 작성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작성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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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론(Introduction)
이 부분은 결과의 배경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논문의 심사위원은 이 부분을 보고 다음과 같은 질문의 답을 구하려 할 것입니다.
- 새로운 결과물인가?
- 중요한 결과물인가?
- 이 저널에 출판되기에 적합한 분야인가?
설득력 있는 Introduction을 쓰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단계가 있으며 일반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 작성합니다.
- 독자에게 연구 분야에 관한 내용과 함께 현재까지 연구된 것들의 한계점 등을 정리하고, 그것의 해결이 중요함을 서술
- 이미 알려진 정보를 기초로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문제의 측면에 대한 것을 더 구체적으로 서술
- 현재 연구된 부분의 공백을 채우거나 새로운 연구 분야를 만들기 위해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함을 서술
- 작성자의 연구 또는 주요 연구 활동 및 발견될 것들의 목적과 목표들을 서술
- 부가적으로 이 연구가 긍정적인 가치를 지니고 기존 연구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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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토의(Discussion)
논문을 작성할 때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결과를 바탕으로 그 결과에 대한 해석과 기존의 연구결과를 비교분석하여 작성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과를 해석하고 이를 작성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연구논문을 많이 공부하여야 합니다.
먼저 초안의 토론 섹션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Discussion의 구조
- 당신이 목표로 하는 저널은 결과/토론 섹션(Results/Discussion section)이 합쳐지고 별도의 결론(Conclusion) 섹션이 이어지는 옵션을 허용합니까? 그리고 이 배열이 당신의 이야기에 적합할까요?
- 당신이 목표로 하는 저널은 토론 섹션에서 결론부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을 허용합니까? 당신의 논문은 그것으로부터 이점이 있을까요?
- 당신이 목표로 하는 저널은 소제목이 포함된 토론 섹션을 출판합니까? 이 옵션이 당신의 주요 메시지를 독자에게 알리는 데 도움이 될까요?
- Discussion 섹션과 논문 제목과의 연관성
- Discussion에서 강조할 논문 이야기의 핵심 요소를 결정할 때 제목을 다시 작성하여 이를 더 명확하게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 Discussion 섹션과 Introduction 섹션과의 연관성
- Discussion 부분이 Introduction 부분에서 제기한 문제와 명확하게 연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Discussion의 첫 번째 초안이 준비되면 Introduction으로 돌아가서 잘 맞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Discussion에서 중요한 사항이 거기에도 나타나도록 Introduction을 다시 작성하여야 합니다.
- 하지만, Discussion에서 언급될 모든 문헌을 Introduction 부분에 포함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섹션에서 정보를 불필요하게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논문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점에 대한 강도를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동사를 선택할 것인지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다음의 문장들을 예로서 살펴보겠습니다.
Our experimental results demonstrate that space- and propagule-limitation both regulate S. muticum recruitment.
여기에서, 주동사는 현재 시제이며(''항상 참''임을 나타내는 매우 강력한 진술) 동사 자체(demonstrate)의 의미도 강합니다. that절의 동사도 현재시제입니다. 동사 "indicate"는 “demonstrate”와 확실성의 강도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보면, 동사의 사용에 따른 주장의 강도 차이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The presence of an IRE motif suggests that GmDmt1;1 mRNA may be stabilized by the binding of IRPs in soybean nodules when free iron levels are low.
주절 동사 "suggests"는 확실성의 측면에서 약합니다. 또한 that 절의 동사는 조동사 "may"를 사용함으로써 덜 명확해졌습니다. 따라서 이 문장은 우리가 고려하게 되는 가장 약한 주장을 표현하는 문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저자가 작성한 문장의 강도가 Results 부분 자료의 강도와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자료를 통해 일반적인 논리를 유추할 수는 있으나 그 논리가 완벽한 진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Language Focus: 어떤 동사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논문 저자의 주장에 대한 강도가 달리 표현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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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초록(Abstract)
이 부분은 논문의 요약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Abstracts가 중요할까요?
- 바쁜 독자의 경우 요약(Summary)이라고도 하는 초록(Abstract)은 전체 논문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 문헌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힘든 개발도상국의 독자들에게 초록은 당신의 연구결과에 대한 유일한 정보일 수 있습니다.
- Abstracting 서비스는 제목 텍스트와 초록 및 키워드와 함께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Abstract의 전형적인 요소는 다음 다섯 가지이며, 각 요소별로 간단히 요점만 작성합니다.
- 연구의 배경정보
- 연구의 목적과 그것의 범위
- 연구에 사용된 방법 중 주요한 것
- 연구 결과 중 주요 자료
- 연구 내용에 대한 결론
저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abstract는 200~250단어 이내로 작성되어집니다.
당부의 글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글의 재료인 좋은 연구 결과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관련 연구 분야의 논문을 읽고 이를 토대로 실제로 자신의 결과를 작성해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또한 글 작성뿐만 아니라 ‘논리적으로 말하기’ 훈련도 병행해야 합니다. 간결하고 논리적인 말하기는 좋은 과학적 글 작성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관련 연구 분야의 논문을 선정하여 내용을 발표하여 동료들과 토의하는 저널클럽을 매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관련 연구 분야의 논문을 읽을 때 유용한 문구를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실제로 자신만의 언어로 글을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관련 연구 분야의 많은 논문을 읽으면서 정리하고, 동료들과 토의하면서 논리적인 말하기를 훈련하라.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노력한 나의 성과의 마무리이며 그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라도 보여 지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양질의 논문을 발표하여 좋은 경력을 쌓기를 희망합니다.
이동훈(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